수술 이유로 환자 확인하지 않고 간호조무사에게 의료행위 지시
대법원까지 상고했지만 원심 확정 "의사 관여없는 무면허 의료행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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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수술을 이유로 환자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간호조무사에게 실밥제거를 지시한 의사가 무면허의료행위를 공모했다는 최종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최근 대법원은 원장A와 간호조무사B가 제기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1심판결에서 내린 300만원의 벌금형을 모두 유지했다.

사건을 살펴보면 원장A는 다른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는 이유로 간호조무사인 B에게 단독으로 환자의 실밥을 제거할 것을 지시했다. 이 환자는 일주일 전 이마거상술 등 수술을 받았다.

B는 메스와 핀셋을 이용해 환자 양쪽 두 눈의 위, 아래에 꿰매어 놓은 실밥을 제거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공모해 무면허의료행위를 했다고 봤다.

반면 병원에서는 실밥제거행위가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아니고,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도 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고 항변했다.

A측은 "실밥제거행위는 의사의 일반적인 지도·감독하에 행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에 해당한다"며 "행위 직전 A에게 환자의 상태를 보고해 실밥 제거 지시를 받았고, A가 같은 의료기관에 있어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설령 실밥제거행위가 무면허의료행위라도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미미하고, 적시에 실밥을 제거하지 않으면 흉터가 남는 등 문제가 있어 당시 선택가능한 방법이 없었다고도 설명했다.

우선 1심 재판부는 수술 후 실밥을 제거하는 행위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도 의사 지시 하에 행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라고 봤다.

다만 이번 사건은 의사의 사전 지시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진료한 후 안면 부위의 실밥을 제거한 것으로 진료보조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설령 수술 중이던 A에게 실밥부위상태에 대해 보고한 후 제거한 것이라고 해도 실밥제거의 전제가 되는 부위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진료를 B가 단독으로 한 이상 적법한 진료보조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실밥제거 보편화된 요법, 위험성 적어도 정당행위 아니다"

특히 실밥제거행위가 보편화된 요법이고 환자에게 가할 위험성이 적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행위에 해당된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행위가 이뤄진 경위나 방법, 긴급성 유무 등을 비춰보면 B만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실밥을 제거한 것은 용인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결론 내리고 A에게는 벌금 300만원, B에게는 선고유예를 주문했다.

A는 300만원의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간호조무사B는 항소심에서도 "A에게 환자의 실밥부위 상태에 대해 보고한 후 실밥제거 지시를 받았고, 환자의 실밥이 제거된 후 A가 해당 부위를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2심 재판부는 "A는 B가 실밥제거를 하는 동안 전혀 참여하지 않다가 환자가 처치실에서 나온 후에야 상태를 확인했다. 그렇다고 해서 A가 직접 의료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고, B의 행위를 지도감독했다고 볼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자신이 수술을 하고 있었다고 해서 환자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채 간호조무사에게 지시하는 것이 허용될 정도의 상황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향하게 됐지만, 최근 대법원 제2부는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의료법위반죄의 무면허 의료행위, 진료보조행위, 정당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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