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극복의 날, 대한치매학회 설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19일 개최
개발 중인 치료제,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초기 치매'로 환자군 제한
양동원 이사장 "치매 진행된 이후에는 효과적 치료제 없어…경도인지장애 관심 필요"

▲대한치매학회는 19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치매극복의 날, 대한치매학회 설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좌부터) 임재성 홍보이사, 양동원 이사장, 박기형 기획이사, 최호진 정책이사.
▲대한치매학회는 19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치매극복의 날, 대한치매학회 설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좌부터) 임재성 홍보이사, 양동원 이사장, 박기형 기획이사, 최호진 정책이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치매가 진행된 이후에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습니다. 치매가 발생하기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고 이를 관리하는 새로운 치료제가 도입돼야 합니다."

대한치매학회(이사장 양동원)가 치매 진행 전단계를 의미하는 경도인지장애의 관리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경도인지장애 진단 및 치료는 치매를 성공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으로, 전문적 진료를 통해 향후 치매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치매학회는 19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치매극복의 날, 대한치매학회 설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2세대 항체치료제 개발 중…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상

▲학회 임재성 홍보이사.
▲학회 임재성 홍보이사.

학회가 치매를 성공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경도인지장애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현재 개발 단계이고 임상 도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치료제들이 타깃하는 환자군에서 찾을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는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2세대 항체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이들 치료제는 증상 완화가 아닌 병의 근본부터 치료하는 약으로, 주 치료 대상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환자들로 제한한다.

학회 임재성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료제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지만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현재 2세대 항체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데, 많은 전문가는 수년 내 치매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해당 치료제들의 대상이 경도인지장애 환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를 파악해 항체치료제의 주요 치료 대상군을 찾을 수 있다"면서 "치매치료제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해 우리가 전문적 진료 및 치료를 시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회 박기형 기획이사(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관리를 1차 예방, 2차 예방, 3차 치료로 나눈다면, 지금까지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1차 예방과 증상완화제를 사용하는 3차 치료를 강조해왔다"면서 "이제는 뇌에 병리가 있는 사람들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항체치료제가 개발돼 2차 예방이 중요한 타깃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회 양동원 이사장.
학회 양동원 이사장.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표 치료제가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레카네맙과 로슈의 간테네루맙이다. 

레카네맙은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받은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후발주자다. 아두헬름은 허가 당시 효과 측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임상에 도입된 증상완화제가 아닌 발병 기전을 중재하는 최초의 근본적 치료제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게 학회 평가다.

학회 양동원 이사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은 "지난해 아두헬름이 여러 이유로 임상에서 활발하게 사용하지 못했고 국내에도 수입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면서 "올해 11월 말 열리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임상학회(CTAD)에서 후속약물인 레카네맙과 간테네루맙 임상 결과가 발표된다. 좋은 결과가 나와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명 중 6명, '경도인지장애' 용어 '들어본 적 없다'

학회가 경도인지장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에 대한 국민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가 한국갤럽과 함께 8월 29~31일 17개 시·도,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8%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임을 전혀 알지 못하는 응답자가 73%에 달했다. 게다가 '경도인지장애'하면 떠오르는 것으로 10명 중 1명(10.8%)은 '장애가 있다'로 답해, 경도인식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응답자는 65%였고, 88%는 '진단을 위해 검사가 필요한지 몰랐다'고 답했다.

▲학회 박기형 기획이사.
▲학회 박기형 기획이사.

다만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약물 개발 시 지불 가능한 비용으로 42%가 '월 60만 이하'라고 가장 많이 답했고, 70%가 60만원 이상이어도 지불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국민은 고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치매로의 진행을 막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게 학회 설명이다.

박 기획이사는 "설문조사 당시 아두헬름 효과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 해당 결과를 아두헬름과 연계할 수 없다"면서도 "이 결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국민이 의료비를 지급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보다 절박함이 더 크다고 이해하는 게 정확하다"고 전했다.

이어 "아두헬름이 널리 사용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연간 약 6000만원이 필요한 고가 약물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비용이 절반으로 낮아졌음에도 추가 검사를 시행하면서 많은 비용이 필요했다"면서 "연구자이자 의사로서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앞으로 개발되는 항체치료제가 국내에 빠른 시간 내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도인지장애 용어 변경은 긍정적이지만 '신중해야'

아울러 경도인지장애는 경증질환이라는 오해 때문에 적절한 진단검사와 전문 의료진에 의한 추적관찰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양 이사장은 "'경도'라는 단어로 인해 경증질환이라는 오해가 있다. 또 질병분류상 우울증, 조현병 등처럼 F코드로 묶여 새로운 보험 가입이 불가능하고 실손보험에서도 배제돼 불편함이 있다"면서 "경도인지장애는 경증질환이 아니다. 질환이 진행될 것을 대비해 어떤 치료가 좋을지 고민하는 단계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도인지장애 용어 변경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학회 최호진 정책이사.
▲학회 최호진 정책이사.

박 기획이사는 "경도인지장애 용어 자체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용어가 변경된다면 용어 때문에 생기는 오해를 줄일 수 있어 바람직한 의견이라고 본다.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회 최호진 정책이사(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에 이어 경도인지장애 용어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의학용어이므로 바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학회는 기자간담회에서 치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치매에 대한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의료적 개입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치매 환자와 가족 모두 걱정 없는 '치매친화사회' 구축을 위해서는 △치매예방 분야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민관 합동 치매 관리 체계 구축 △치매 고위험군 고령층 지원 확대 △치매 관련 산업 육성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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