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틸엘카르니틴 뇌기능 개선 효능∙효과 내달 6일 자로 삭제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탈락 위기…급여적정성재평가 소송서 패소
옥시라세탐도 임상재평가 진행 중∙급여 재평가 예정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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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뇌기능 개선제가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초 뇌기능 개선제 아세틸엘카르니틴이 임상재평가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며 내달 6일부터 해당 약제의 효능∙효과에서 뇌기능 개선에 대한 부분이 삭제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뇌기능 개선제인 옥시라세탐도 임상재평가가 진행 중에 있고 급여 재평가가 예정 돼 있으며,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또한 유효성 입증에 대해 정부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 있어, 뇌기능 개선제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은 지속 될 전망으로 보인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유효성 입증 실패…옥시라세탐∙콜린 제제도 '위기'

뇌기능 개선제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약제는 올드드럭으로 분류되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옥시라세탐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콜린알포세레이트 등이 있다.

해당 의약품들은 뇌기능 개선제 및 치매 예방들을 위해 출시 된 약제들이지만 모두 임상 유효성에 의문의 시각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초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에 대해 처방·조제를 중지하고 대체의약품 사용을 권고하는 의약품 정보 서한을 배포했다. 

의약품 정보 서한에서 식약처는 의료전문가가 ‘뇌혈관 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 질환’ 환자에게 대체의약품이 처방되기 위해 협조를 지시했으며, 이미 해당 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의사, 약사와 상의할 것을 요청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임상재평가 결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유효성이 입증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해당 제제는 지난 2019년 '일차적 퇴행성 질환'의 효능 재검토, 재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에서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해당 효능∙효과가 삭제된 바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도 출시부터 꾸준히 유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8월 보건복지부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의 일부개정 내용을 고시하자 제약사들은 즉각 반발하며 고시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달 원고인 종근당 외 45인이 제기한 '건강보험 약제 선별급여 적용 고시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1심 결과에 불복한 종근당 측 제약사들은 지난달 항소했고, 항소에 이어 고시의 효력 중단을 요청하는 집행정지를 신청하기도 했다.

옥시라세탐은 지난 2015년 진행된 문헌재평가에서 효능 입증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임상재평가에 들어갔다. 해당 성분을 보유한 업체는 25개나 됐으나 임상재평가에 참여한 업체는 4곳에 불과했다.

그동안 제약사 측의 요청으로 자료 제출이 4번이나 연장되기도 했고 내년 급여 적정성 재평가 대상에도 포함 돼있어 임상재평가 이후에도 위기는 지속 될 전망이다.

대한치매학회 양동원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은 시장에 출시된 뇌기능 개선제들의 약효가 들쭉날쭉하고 임상재평가 시 인지변화를 측정하는 도구가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 임상 및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으로 올라간 뇌기능 개선제에 지속적인 유효성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이사장은 “결국 약효가 미진한 것이 주된 이유다. 약효가 떨어지긴 하지만 약효가 있는 것도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니어서 그 정도를 유효성이 있다고 받아들여야 하는지가 문제”라며 “환자의 그날 컨디션에 따라 약을 먹고 좋아지기도 하고 먹지 않아도 좋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뇌기능 치료제의 임상재평가 도구에선 인지기능검사를 사용하고 있는데 민감도가 높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며 “경도인식장애나 특히 치매환자에게서는 약제의 유효성이 더 입증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뇌기능 개선제, 대체제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옥시라세탐, 아세틸엘카르니틴이 모두 시장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퇴출된다면, SK케미칼 기넥신 등이 유력 대체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기넥신은 은행잎 추출물 성분의 뇌기능 개선제다.

해당 의약품은 혈액점도저하, 혈관확장, 혈류 개선의 3대 혈액순환작용을 통해 우리 몸의 말초동맥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 약물이다.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현기증 등을 개선시키는 주요 효능을 갖고 있다.

물론 기넥신도 다른 약제들과 마찬가지로 임상재평가나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에 올라가면 유효성 입증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다.

양 이사장은 “기넥신이 해외에서는 혈류순환 뇌 활성화제제로 사용되고 있기도 한데 콜린알포세레이트 등 다른 제제들과 사용용도는 다르다”며 “기넥신을 대체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임상재평가에 들어간다면 다른 제제들과 마찬가지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뇌기능 개선제들이 효능∙효과가 삭제되거나 급여권에서 이탈해 건강기능식품이 되도 그 치료제들을 권유할 것 같다”며 “기억이 조금 떨어진 환자에게는 효과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앞으로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급여적정성재평가가 치료 옵션을 과도하게 줄이고 있다는 등 제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 대체 약제를 고려해 의약품 급여적정성재평가를 진행하지만, 급여권의 이탈이 결정 된 의약품에 대해 거론되고 있는 대체약제가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셀트리온의 간장약 고덱스도 급여 적정성이 없다고 평가됐지만 대체약제 비교를 대웅제약의 우루사로 고려했다. 고덱스는 우루사와 상이한 적응증을 갖고 있고 성분 개수도 달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내년 급여적정성 대상 평가에 포함 된 안과용제 히알루론산 점안제도 마찬가지다. 대대수 안과 전문의들은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사라질 경우 남은 의약품들이 온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양 이사장은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에 올라간 약제들이 무분별하게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급여 진단은 하고 처방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결국 환자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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